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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정체성에 대한 성찰-인천일보2017. 175.210.173.195
관리자 2017-07-10 15:42:05 149
[제물포럼] 인천문화정체성에 대한 성찰

김진국 문화체육부국장

2017년 07월 10일 00:05 월요일                            


올해 '삼랑성 역사문화축제'의 주제는 '2017 성찰'이다. 반성이 없는 역사는 되풀이 되고, 성장은 통렬한 자기반성에서 비로소 가능하다는 게 삼랑성 역사문화축제 조직위원회의 설명이다. 강화도 '전등사'에 선선한 가을이 깃드는 10월 14~22일 삼랑성 역사문화축제는 시민들을 만난다. 
성찰이란 단어는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사찰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전등사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항몽의지를 불태운 고려의 대불정오성도량, 조선왕조실록을 250년 간 온전히 보관한 정족산사고, 병인양요 당시 양헌수 장군이 프랑스군을 격퇴한 승전지, 이능권 의병대장이 일본군과 1주일 간 벌인 전투에서 승리한 곳, 5천년 역사와 함께 흘러온 삼랑성….

전등사는 성찰이란 알을 깨고 나온 지혜와 용기로 우리 땅을 지켜왔다. 전등사 승석 주지스님은 "깊은 성찰을 통해 역사의 경험을 배우고 실천해야 합니다. 성찰이 없는 역사는 미래가 없습니다.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은 성찰에서 비롯됩니다."라고 이번 축제의 의미를 설명한다.

삼랑성 축제는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가을음악회, 전등사 역대조사 다례재, 영산대재, 지역문화 한마당, 남사당놀이부터 전시, 글쓰기·미술대회에 이르기까지 전등사에 드리워진 가을단풍만큼이나 형형색색의 빛깔을 발산한다. 이를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이 역사를 배우는 '학습의 장', 온가족이 체험과 문화를 즐기는 '문화의 장', 모든 사람들이 즐기는 '대동의 장', 지역민이 함께 하는 '화합의 장'을 추구한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매년 나라를 위해 목숨을 초개같이 바친 순국선열, 특히 알려지지 않은 분들을 발굴해 세상에 알리는 사업이다. 전등사는 지난 2012년부터 지금까지 이능권 의병대장, 이경훈 애국지사, 이순승 독립운동가, 김여수 독립운동가를 발굴해 기렸고 올해는 김덕순 순국선열을 위령대재 대상자로 선정했다. 김덕순은 강화출신 의병으로 강화도 일대에서 군자금 수합활동을 하면서부일배와 일본인들을 처단한 인물이다. 그는 교동도, 석모도 등지에서 군자금을 모으고 일본어선을 공격하는 등 독립운동을 하다 1909년 경성지방재판소에서 교수형을 받고 형집행으로 순국했다. 이런 순국선열을 기리는 작업 역시 성찰에서 비롯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왜 이런 독립운동가를 발굴하지 못 했는가, 우리는 왜 순국선열을 기려야 하는가 라는 성찰에서 말이다. 

인천 문화계엔 현재 성찰할 내용이 몇 가지 존재한다. '인천정명 600년 기념시비의 자기표절' 논란,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장소의 비정, 인천도호부청사 원본사진 발굴에 따른 문화재복원 문제 등이 그것이다. 3년여 전 유정복 시 정부는 '인천 가치 재창조'를 시정 목표로 삼고 여러가지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인천정체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이같은 현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성찰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와 다름 아니다.

우선 인천정명 600년 기념시비의 자기표절 논란을 보자. 이 문제는 인천시가 정명 600년(2013년)을 기념해 인천문화예술회관 야외광장에 세운 기념비가 2006년 서울 마포구 한 건물 앞에 설치했던 조각상과 닮은꼴이라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이후 '자기 표절이다' '아니다'라는 논란이 있었지만 진상규명위원회조차 꾸리지 않은 채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이 문제는 진상조사위를 통해 자기표절이 드러날 경우 철거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작가의 명예를 회복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문제이므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다.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지'를 둘러싼 갈등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1882년 조선과 미국이 조약을 맺은 현장은 2013년 지도가 발견되면서 중구 북성동 자유공원 중턱 팔각정 아래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동구 화도진공원과 중구 인천올림포스호텔에는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지임을 알리는 표지석이 남아 있다. 체결지가 3곳에 난무하는 역사적 오류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인천도호부청사의 문제는 원본사진이 발굴됐으나 현재의 도호부청사를 부수고 새로 지으라는 얘기는 아닐 터이다. 앞으로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복원문제에 대해 일정한 매뉴얼을 갖추고 대처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이들 문제들이 계속 시끄러울 수밖에 없는 것은 '성찰'이 없기 때문이다. 성찰은 누굴 탓하고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아닌 미래를 위해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 새롭게 나아가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전등사 승석 스님이 내린 성찰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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