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고찰에서 찾은 마음의 여유 ‘전등사 템플스테이’ [즐기자! 웰니스 인천Ⅱ·(7)] - 경인일보 2025. 9. 7 > 언론속전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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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천년 고찰에서 찾은 마음의 여유 ‘전등사 템플스테이’ [즐기자! 웰니스 인천Ⅱ·(7)] - 경인일보 2025.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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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등사 댓글 0건 조회 27회 작성일 25-09-1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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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근심, 번뇌… 불(佛) 필요한 하루

 

고구려 소수림왕 11년 381년에 지은 사찰

쉴 틈 없는 일상에… 온전한 나만의 시간

많은 준비 필요 없이 의·식·주 모두 해결

방마다 화장실·욕실 등 현대적 시설 완비

직접 지은 채소로 공양, 자연의 맛 그대로

법고·운판·목어·범종 ‘사물타종’ 기회도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미드저니 재가공 일러스트/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미드저니 재가공

쉴 틈 없이 바쁜 일상을 허겁지겁 수습하다 보면, 그저 ‘무작정 쉬고 싶다’는 본능에 가까운 욕구가 나도 모르게 밀려드는 순간이 있다. 지친 몸과 마음을 돌보라고 신호를 보내는 경고등이 켜진 것이다. 그때 망설이거나 주저해선 안 된다. 바로 모든 걸 멈춰야 하는 순간이다. 걱정을 내려놓자. 차라리 몸과 마음의 여유를 돌볼 더없이 좋은 기회를 만났다 생각하고, 하루쯤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가져보기로 마음을 먹어보자. 그렇게 했다면 가장 중요한 결정을 마친 셈이다. 간단히 예약을 마치고 ‘전등사 템플 스테이’를 향해 출발하면 된다.

■ ‘템플 스테이’, ‘힐링 스테이’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머무는 공간. 2025.8.22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머무는 공간. 2025.8.22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한때 ‘템플 스테이’라는 표현에 개인적으로 거부감을 가진 때가 있었다. 영어식 표기가 전통 사찰에 어울리지 않는 매우 어색한 용어라고 생각했고, 그저 머문다는 뜻의 동사 ‘스테이’가 모호하다는 생각도 있었다. 최근 전등사에서 하루 묵었는데, 다녀와 보니 뭘 몰라서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계획 없이 하룻밤을 ‘스테이’ 했는데 구체적이지 않은 것이 핵심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휴식을 위해 계획을 짜는 일은 퍽 신경이 쓰이는 노동이다. 전등사 템플 스테이는 큰 준비가 필요하지 않았다. 빈방이 있는지 확인하고 전등사에 도착해 안내에 따라 행동하기만 하면 그것으로 전부다. 전등사 템플 스테이 사무국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순간부터 모든 의(衣)·식(食)·주(宙)가 해결되기 때문이다. 사전 준비물로 안내된 물병조차 필요치 않았다. 경내에는 언제든 마실 수 있는 약수가 흐르고 있다. 조용히 경내를 거닐며 목을 축이는 기분도 흔치 않은 경험이다.

오후 2시 사무국에 도착하면 경내 지도와, 프로그램 진행 순서가 안내된 시간표, 수련복과 베개 커버와 이불을 받는 것으로 템플 스테이가 본격 시작된다. 봉사자가 하룻밤을 머물 숙소로 안내해주는데 방마다 화장실과 욕실이 있다. 전통 사찰과 어울리지 않는 현대적 시설을 갖추고 있다. 화장실에는 비데도 설치돼 있다. 2인1실을 혼자서 사용했는데, 1인실을 택해도 된다. 모르는 사람과 함께 방을 사용하는 일은 없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전등사 템플 스테이는 ‘휴식형’과 ‘체험형’이 운영되고 있다. 휴식형은 아침·저녁 예불과 공양, 사물타종을 제외하면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면 된다. 처음 도착하면 사무국 직원의 안내에 따라 경내를 둘러보는 시간을 갖는다. 예불 요령과 주의사항 등을 안내해주는데, 방문한 경험이 있다면 ‘사찰 습의’ 시간을 생략할 수 있다.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봉사자와 함께 경내를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2025.8.22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이 봉사자와 함께 경내를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있다. 2025.8.22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전등사에서의 첫 끼니는 저녁 공양이다. 전등사의 음식은 수준이 높기로 소문이 나 있다. 특히 사찰에서 농사 지은 채소로 만든 음식이 제공된다. 당연히 육류나 생선은 사용하지 않는다. 자연 그대로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천연 조미료만 쓴다. 자신의 식기를 직접 설거지하는 것으로 공양이 마무리된다. 전등사는 주말 체험형 템플 스테이 참가자들을 위해 ‘발우공양(鉢盂供養)’을 도입해 진행하고 있다. 발우는 사찰에서 스님이 쓰는 밥그릇이다. 그릇이 가장 큰 순서로 설명하면 밥을 담는 ‘어시발우’, 국을 담는 ‘국발우’, 청수를 담는 ‘청수발우’, 그리고 반찬을 담는 ‘찬발우’로 구분되는데 제일 큰 어시발우 안에 나머지 그릇들이 포개져서 하나로 담긴다. 밥을 먹으며 말을 해서는 안되며 남겨서도 안되는 것이 발우 공양의 기본이다. 식사가 끝나면 무나 김치조각으로 그릇을 닦고 물로 씻어 마셔야 한다. 발우공양은 수행의 한 과정으로 이 모든 것이 진행된다.

저녁 공양이 끝나면 사물타종이 진행된다. 큰북 법고(法鼓), 구름 모양의 금속 운판(雲板), 나무로 된 물고기 모양 타악기 목어(木魚) 그리고 범종(梵鐘)을 사물(四物)이라 한다. 스님이 법고, 운판, 목어 등을 두드리고 마지막 범종을 타종하는데, 템플 스테이 참가자에게도 타종 기회가 주어진다.

저녁 예불과 새벽 예불은 꼭 참석해야 한다. 부처님에 대한 존경을 표하고 자신의 수행을 되돌아보는 의미를 담고 있다. 법당에 들어서며 선 채로 합장 반배를 올리고, 이후 스님들 뒤편 방석에 자리를 잡고 앉아 큰절 삼배를 올리고 예불 형식에 따라 참여하면 된다.

예불에 참석하고 있는 템플스테이 참가자들. 2025.8.22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예불에 참석하고 있는 템플스테이 참가자들. 2025.8.22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 여유롭게 누리는 천년고찰 문화재

전등사는 천년고찰로 불린다. 무수한 문화재를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것은 템플 스테이 참가자들이 누릴 수 있는 특혜라면 특혜다. 전등사 방문객은 연간 100만명에 이른다. 방문객이 넘치는 주말 풍경과 달리 손님이 모두 빠져나간 한적한 모습의 전등사는 무척 다른 분위기임을 느낄 수 있다.

전등사는 고구려 소수림왕 11년 381년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나라에 불교가 처음 전래된 372년을 기준으로 보면, 이른 시기에 세워진 사찰이다. 한국 불교의 초기를 연 중요한 도량으로 평가받는다. 전등사의 창건자는 진나라에서 온 승려 아도화상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강화도에 머물며 현재의 전등사 자리에 절을 짓고 ‘진종사(眞宗寺)’라 이름 붙였다. 이후 고려 충렬왕의 아내 정화궁주가 송나라 대장경을 인쇄해 이곳에 보관하게 하고, 옥으로 만든 등(燈)을 시주하면서, 부처님 말씀, 즉 법의 등불이 전해졌다는 의미로 전등사(傳燈寺)가 되었다.

종루에서 법고를 두드리고 있는 스님. 2025.8.22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종루에서 법고를 두드리고 있는 스님. 2025.8.22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전등사에는 대웅보전, 약사전, 명부전, 삼성각 같은 전통 법당과 최근 지어진 현대식 법당이자 문화공간인 무설전이 있다. 누구나 쉬어 갈 수 있는 전통찻집 죽림다원은 템플 스테이 이용객에게 할인 혜택을 준다.

가장 잘 알려진 건물은 보물 제78호 대웅보전으로 조선 시대 건축 양식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 건물이다. 처마 네 곳에 지붕을 떠받치는 벌거벗은 나부상은 유명하다. 전등사에는 약사전(보물 제179호), 전등사 종(보물 제393호), 목조 석가여래 삼불좌상(보물 제1785호), 목조 지장보살 삼존상과 시왕상(보물 제1786호), 묘법연화경 목판(보물 제1908호) 등 여러 보물이 있다. 또 약사전 현왕탱(인천시 유형문화유산 제43호), 약사전 후불탱(제44호), 청동수조(제46호) 등 다양한 문화재도 보유하고 있다.

전등사는 전통문화와 함께 현대미술을 품고 있는 사찰이기도 하다. ‘발굴조각’으로 알려진 이영섭 작가의 작품 ‘어린왕자’도 잘 알려져있고, 무설전에서는 해마다 현대 작가들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등사 외곽으로는 삼랑성이 둘러싸고 있다. 이 둘레길을 한 바퀴 돌며 만나는 풍경도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해준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https://www.kyeongin.com/article/1750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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