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천년고찰 강화 전등사가 백중 49일 기도 입재를 맞아 조상 영가 합동 천도재를 봉행하고 우리 시대 선지식의 법문을 청해 듣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조계종 교육아사리 문광스님은 법문을 통해 백중 기도와 효행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부단한 수행 정진을 당부했습니다.

권금주 기잡니다.



네모난 종이 판을 머리에 인 불자들.

스님들을 따라 사찰 경내를 돕니다. 

살아있는 동안의 업과 그 결과인 과보를 적은 '함합소'의 무게를 견디며 지나온 삶을 참회하고, 다가올 공덕을 발원합니다.  

서해안 지역에 전날 새벽까지 폭우가 쏟아져 경내는 온통 진흙투성이지만, 개의치 않습니다. 

[현장음] 함합소 이운 현장 중 울려퍼지는 염송

불교의 전통 명절 가운데 하나인 '백중' 49일 전,

강화 전등사에서는 풍성한 결실의 계절을 기다리며 조상에 대한 감사를 전하고, 스스로의 삶을 성찰하는 기도가 시작됐습니다.

[예철해 / 강화 전등사 신도]

"화, 어리석음, 욕심·탐욕 이 세 가지에서 내가 벗어나려고 하루하루 노력하면...간단한 거 하나만 지켜도 내 삶 속에서 어떤 큰 것을 얻지 않을까." 

부처님 제자 목련존자가 지옥에서 고통받는 어머니의 왕생을 빌며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렸듯 불교 가르침으로 조상을 편안하게 하고, 

지금 살아있는 순간 '베풂과 수행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되새기며 49일 동안 다시 한번 수행 자세를 가다듬는 겁니다.

[여암스님 / 전등사 주지]

"나도 지금 살아 있지만 언젠가는 영가가 될 거고 또 내가 이 생에 이 몸을 받음으로써 열심히 수행 정진했을 때...조상님은 천도하고 우리는 깨달음으로 가는 백발 참행...매주 토요일마다 백발차명 대중들이 참석한 108배를 하고..."

입재 법회에서는 조계종의 승가 교육과 종책 연구에 매진해온 교육아사리, 문광스님이 법석에 올랐습니다.

스님은 부처님 가르침을 전해준 스승들, 함께 수행한 도반들, 속세에서 찰나에 스친 이들까지도 돌아보며 인연의 소중함을 강조했습니다.

[문광스님 / 조계종 교육아사리]

"교통사고가 나서 막 마비가 되고 이래서 줄넘기라도 해야 되겠다, 뛰고 해야 되겠다 싶어서 동네 복싱 체육관을 갔어요. 자세를 가르쳐주는데 자세가 너무 좋아요. 그분이 여자 무슨 세계 타이틀 챔피언이었어요. 그때 느꼈어요. 난 참 스승 복이 많다. 인연복이 많은 거죠."

반려동물이 가족 같은 존재가 되고, 케이팝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 '데몬 헌터스'의 열풍 등. 

현대 사회 흐름을 불교적 관점으로 풀어낼 땐, 웃음소리와 깨달음의 탄식이 법당을 채웠습니다. 

번뇌를 씻어내리는 관욕의식과 차 공양, 합창단의 공연도 기도 시작의 의미를 더했습니다. 

[채미영 / 전등사 합창단 지휘자]

"너무나 가슴이 벅찼습니다. 너무 쉽게, 너무 편하게 요즘 디지털 시대인 만큼, 너무 재미나게 법문을 해주셔서 너무 재미있게 들었어요."

전등사는 이번 법회를 시작으로 9월 6일 백중날까지 매주 토요일 기도 정진을 이어갑니다. 

오는 11월엔 명상 수행과 청소년 신행 등의 공간이 될 역사문화교육관을 열고, 케이컬쳐로서 명상의 대중화를 이끈다는 계획입니다. 

백중 49일 기도 정진을 위해 사찰에 모인 이들은 조상의 은혜와 효의 의미를 되새기고 자비 실천과 보시의 중요성을 거듭 다짐했습니다. 

강화 전등사에서 BBS 뉴스 권금주입니다.

영상 취재 및 편집=남창오